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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10일
오늘 겪은 '졸업앨범 사진촬영'이라는 학교차원에서의 연례행사는 학생차원에서 알고보니 대단히 아이러니한 것이었다. 보통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하는 노래가사로 시작하여 어느 노인이 쓸쓸한 얼굴로 빈 교실을 둘러보는 광경으로 끝나는 내 머리속 졸업의 이미지란, 최대한 간결하게 말하자면 외롭고 쓸쓸한 무언가였다. 그러나 그동안 얼굴만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졸업의 이름 아래 통성명하고 형이나 오빠 또는 야 등으로 호칭을 바꾸고 서로의 촬영을 구경하며 폭소하는 양을 관람하고 있다보니 가히 졸업이란 역설적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앨범 사진촬영이라는 사건이 갖는 준위의 독특함을 부여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뒤바뀐 시간 - 곧 역설적인 전후관계다. 아직 졸업하지 않은 사람이 졸업때 받을 사진을 반년이나 일찍 찍으며, 졸업에 앞서 만족시킬 학점이나 졸업논문의 청사진을 머리 속으로 떠올리며 찰칵찰칵 미소짓는 사진을 찍는다. 좀 더 용기와 시간을 내어 이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냈더라면. 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불현듯 깨닫는다. 이런 바보, 아직 한 학기가 남았지. 졸업식날 DVD로 제작된 앨범을 나누어 줄 것이라 설명하며 동영상을 찍어주던 사진사 누나가 최대한 서로에게 친한척 가까운척을 하라 그러더니. 우리가 서로에게 주고받은 정다운 말씨와 친근한 행동은 카메라 앞의 가식을 넘어 졸업식날 함께 껴안고 울 수 있기를 바라는 하나의 청사진이 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졸업하려면 한 학기가 더 남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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